<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연재를 마치며




오늘은 새벽 3시 27분에 일어나,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어느 신문사 신춘문예의 예심 통과작 열 편을 읽었습니다. 11시에 심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일요일에 읽어뒀어야 했는데 줄곧 잠만 잤군요. 내가 잠을 자기 시작하면 나도 놀랍니다. 자고 또 자고 자고 또…… 자거든요. 

줄곧 잠만 잤습니다, 라고 쓰려다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네요. 얼어버린 수도를 사람을 불러 녹였고, 잘못 흘러나간 우리 집 물이(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을 받았다가 모터를 작동시켜 하수구로 보내주게 되어 있는데, 모터의 작동이 멎었나봅니다) 골목을 빙판(얼음 두께가 8센티는 되더라니까요)으로 만들어놓아 모터 고치려고 와준 분과 함께 걱정스럽게 바라봤던 시간도 있었군요. 이 도시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이사를 열일곱 번인가 했어요. 언젠가는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집에서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했죠. 그 생각을 실현시켜준 첫 집인데, 막상 살아보니 늘 이렇게 무언가 빠지고 얼고 넘치고 부서지고…… 그럽니다. 추워, 추워, 를 입에 달고 살아요. 장갑 끼고 팔토시 끼고 양말 신고 귀마개도 있으면 할걸요, 아마. 

수도를 녹이고 모터를 작동시키기만 한 것도 아니네요. 그 틈의 어느 순간에 식구가 내게 수전 보일의 노래를 들려줬습니다. I Dreamed A Dream.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노래지요. 나는 꿈을 꿈꿨어요. 영국의 스타 발굴 프로그램에 출연해 감동의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일약 스타가 된 가수라고 합니다. 데뷔할 때의 감동적인 동영상이 온 지구촌으로 퍼지며 3억 회나 클릭되었다는군요. 유튜브를 통해서도 1700만이 그녀의 노래를 들었다는데, 세상에, 나는 어디 딴 세상에 살다 온 사람처럼 수전 보일이라는 이름도, 그녀의 목소리도 처음 듣지 뭔가요. 아마 듣거나 보거나 읽고도 눈앞에 닥친 일들 때문에 떠밀렸는지도. 우선은 그녀의 외모와 나이에 놀랐습니다. 그 당당함과 가창력에 다시 놀랐습니다. 어머니를 돌보느라 가수의 꿈을 접고 있었다는군요. 이 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모험을 하라, 고 했답니다. 이 세상에 안 계신 어머니에게 나도 내 삶에서 무엇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도전을 했다고 합니다. 막 웃었어요. 오디션이 끝나고 심사평도 안 듣고 터덜터덜 걸어들어가는 그녀를 보며. 나는 노래를 불렀을 뿐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어요, 멋쩍은 듯이 말하는 그녀를 보며 또 웃었습니다.

초인종이 울렸고, 어디선가 꽃이 배달되었던 순간도 있었네요. 무슨 꽃일까? 살펴보니 거기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는 카드가 있었습니다. 오랜 연재 기간 동안 선생님 덕분에 참 많은 추억들을 만들었습니다. 윤이와 명서를 떠나보낸 허전한 마음이 이 꽃으로 조금이나마 채워지길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많이많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연재 덧글러 일동-

꽃다발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연재 덧글러 일동…… 누구랄 것 없이 내 머릿속에 지난 초여름에 함께 시작해서 이 깊은 겨울까지 함께해준 여러분의 이름이 은하수처럼 무리지어 떠올랐습니다. 연재를 시작할 때의 긴장이 끝날 때쯤 아쉬움으로 바뀌었어요.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겨 있어 나도 놀랐네요. 이러다가 최고로 긴 에필로그를 쓰게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나도 들었답니다. 여러분의 숨결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넷에 연재한다고 해서 작품 쓰는 과정이나 태도가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평소에 네시 정도에 일어나던 것을 한 시간 당겨 세시에 일어나기 시작한 것과, 작품을 발표하는 공간과 그것을 읽는 분들과의 생생한 소통이 달랐을 뿐입니다. 포털사이트도 아닌 이 공간에 일부러 찾아와 작품을 읽고 덧글까지 다는 분들은 문학을 사랑하고 책을 아끼는 분들이라는 것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어요. 연재를 하는 동안 사회적으로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무겁고 우울한 순간들도 함께 견뎠던 것 같습니다. 모니터가 숨을 쉬고 있는 듯 그 살아 있는 느낌을 공유했던 순간들을 잊지 않을게요. 함께하는 동안 나도 25년 전에 데뷔하던 때로 돌아간 듯이 여겨지던 순간도 있었고, 잘 늙고 싶다는 꿈이 피어오르는 것도 느꼈습니다. 그러려면 이미 쓴 작품보다 다음 작품이 궁금한 현재형의 작가가 되어야겠지요. 남은 겨울은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깊이 품어 다시 낳는 시간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미처, 혹은 차마 쓰지 못한 말들을 쓰는 시간요.    

날이 밝았군요.
한 해 마무리 잘하고,
모두들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새해 되길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

2009. 12. 21.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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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맘 2010-01-05 16:09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도 다녀 가셨었군요!!
반갑습니다. ^^

저도 어제 일 때문에 나갔다 왔는데,넘어질까봐 힘을주고 다녔나봐요
저녁을 먹고났더니 온몸이 몸살난것 처럼 아팠네요
그런데 자고 나니 괜찮아졌어요.
선생님은 어떠셨나요??
추운 날씨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진아 2010-01-05 14:28   수정 | 삭제 | URL
다정한 언니님께서 한번, 다녀가셨구나아~~~

오늘은.....안심심하다......

정..민... 2010-01-06 13:39   수정 | 삭제 | URL
익숙한 님들의 글과
또 선생님의 글을 보니 너무나 반갑습니다.
오랜시간 못 봤던 친구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여긴 12월중순부터 정말 눈이 계속 오네요.
세밑과 새해 첫날부터 감기로 앓다
월요일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위해
눈썰매를 사 왔어요.(요즘은 마트에서 팔더라구요)
더 어렸다면 동네 아줌마들처럼 다라이(?)에 태웠을텐데..ㅋㅋ
중무장을 하고 공원에 나가 경사진 곳에서 눈썰매를 태우고
같이 눈싸움하고..울 아들은 눈에 누워서 데굴데굴 굴러다녔어요.
추운 것보다 마냥 그것이 좋은가봐요.^^ 덕분에 저도 같이 눈밭을 구르며
신나게 놀았네요.
밤엔 눈 때문에 더 환하게 세상이 보였어요.
반짝반짝 얼음알갱이로 빛나는 눈 위를 걸으며
밝은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었습니다.
새해..무엇보다 건강하시고
더 좋은 글로 선생님 다시 뵐게요.

한여름씨 2010-01-07 20:40   URL
작가님의 덧글이!!!
제가 사는 곳은 눈이 두어시간 내리곤 그쳤어요. 그리곤 해가 떠서 다 녹아버렸구요. 저녁에 집에 와 뉴스를 보는데 보여주는 영상이 죄다 하얗지 뭡니까. 그런 하얀 세상을 직접 본 지도 꽤 됐구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눈이 잘 오지 않는 곳이라 말이죠. 윤교수 집을 찾아갔던 명서와 미루.... 집앞까지 길이 나 있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오늘쯤엔 눈이 다 녹았으려나요. 한 주 내내 바람이 차가워 눈이 얼어붙진 않았을런지요. 인터넷 기사를 보니 산동네엔 길이 얼어 연탄 배달도 오지 않고, 수도도 얼고 음식물 쓰레기도 수거해 가지 않아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라고 해요. 얼른 추위가 물러가길 바래봅니다.
모두들 따뜻하시길!

역신굿NG 2010-01-08 17:08   URL
반가워요. 폭설에는 후륜구동이 아닌 사륜구동이 힘을 내고 세상살이가 돌아가네요. 12월은 보름달이 두 번 떴죠. 새해를 앞두고 이런 일이 생기려면 2028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군요.^^

파랑새 2010-01-05 16:4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으로 빠른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스쳐 지나갑니다
새해부터 새하얀 눈이 세상을 점령해 버렸고 우리의 맘은 또 눈에 점령을 당했지요
신년부터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네요
그럼에도 잊지 않고 기억 하시고 챙겨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Lee Jin 2010-01-06 10:5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애 셋 키우는 선*이와 오랜만에 전화로 수다를 떨었어요.
바쁘냐? 문자왔길래 바로 전화 걸었더니 문자 넣고 '진이~~' 노래하며 기다리고 있었대요.
우리 둘이 함께 재수했던 1990년 생각이 납니다. 앗, 벌써 20년!
그애가 옆에 있어서, 그 때가 암울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날마다 학원가는 게 기다려질 정도로 즐겁고 밝고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네요.
첫날, 쭈뼛하고 어색한 마음으로 학원교실 문을 열었을 때 고등학교가 갈려 연락이 끊어졌던, 중학교때 시험 끝나면 한낮부터 만화방 가서 울고웃다가 뿌듯한 마음으로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같이 손잡고 집으로 돌아오던 친구가 앉아 있어서 얼마나 기뻤던지...
공부하다 졸려서 방석 베고 책상에 머리를 얹고 잠을 잘 때면 그애가 머리를 빗겨주었고,
쥐죽은 소리도 안나는 조용한 학원 교실에서 뭔지도 모를 어떤 일이 뻥 터지면(예를 들면 누구의 철제 필통이 떨어졌는데, 삼수생 오빠가 앗쉬, 다 까먹었다, 했다거나...)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웃음이 뻥 터져 문밖에 나가서도 그치지 않는 웃음 때문에 30분이 넘게 다시 교실 안에 들어오지 못하기도 했고,
원서 쓸 무렵 경쟁심은 아니지만 알 수 없는 신경전에 서로 힘들어하다 얼싸안고 울며 풀기도 했었고,
낮에는 쇠창살 셔터가 출입구를 막아버리는 우리 건물 창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게 그리도 행복했었는데
그해가 다 가기도 전에 옆에 건물이 들어서 그 창을 다 막아버렸을 때도 그애 때문에 견딜 수 있었는데...
돌이켜 보니 정말, 그애 덕분이었구나.
이제는 서로 애들 키우며 사느라 몇 달에 한번씩 전화하기도 어렵고 일년에 한번 만나기도 쉽지 않지만,
그래도 내 인생에 25년 이상 그애가 있었다는 사실이 나에게 힘을 주는 겨울 아침입니다.

유자향 2010-01-07 22:25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치 고향같습니다. 이 공간이.
밖으로 떠돌아다니다가 가끔씩 생각나고, 가끔씩 힐쭉힐쭉 들여다보는 이곳.
낮엔 들어올 수는 있으나 끄적거릴 시간은 없고, 밤엔 또 밤대로 시간이 안 나고,
주말도 그렇고. 그렇게 그렇습니다.
다들 눈이야기이신데, 제가 사는 이곳은 눈이 거의 없는 곳입니다. 조금씩 날리기는 하지만
쌓인 눈은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티비에서 보여주는 설경은 동경의 대상입니다.
실지로 그렇게 온다면 불편하겠지만, 없는 자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부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눈이 쌓이면 나름대로 할 일이 많을텐데요. 사진도 찍고, 아이들과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오늘도 바람만 매섭게 불 뿐 눈은 볼수가 없습니다.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곳에 비하면 천국이라 생각하며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지만,
영상 1도가 춥기는 춥습니다. 밖에 나갔다오면 귀가 얼어붙을 만큼.
님들 모두모두 많이 웃는 2010년 되시길 바랍니다.

커피향 2010-01-08 10:59   댓글달기 | URL
신선생님 다녀가셨군요^^* 선생님의 글을 보니 반갑고 그동안 알수 없는 허전함을 조금은 풀리는거 같습니다...
가끔식 들어와서 다른님들이 남기신 글을 읽고 혼자서 미소 짓을때가 있었는데
저 혼자만이 그렇게 하는게 아니였네요..ㅋㅋ
날씨가 무척 차갑습니다...
선생님 감기 조심하시구요...
다른님들도 감기조심하세요^^*

Lee Jin 2010-01-08 11:0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앗, 사이트에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하네요.
유자향, 커피향님,
계시는 곳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많이많이 퍼뜨리는 한해 되시길...

Lee Jin 2010-01-13 13:52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전히, 또,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백설기 2010-01-13 14:0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껏 춥네요.. 따뜻해질 일만 남은건가요... 천천히 따뜻해져서 오랫동안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커피향 2010-01-13 14:32   댓글달기 | URL
날씨가 정말로 춥네요...외근 나갔다가 바람에 날려가는줄 알았어요 ㅋㅋ
다들 감기조심하세용^^*

바람꽃 2010-01-13 14:57   댓글달기 | URL
습관적으로 방문하는데 오늘은 왠지~ 허전해서 발자국을 남기게되네요.
책상위에 처리하지 못한 서류들은 많은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마음이 어지럽네요.
해서 커피한잔으로 어지러운 마음을 달래봅니다... 날이 추워요..모두들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콩쥐맘 2010-01-13 15:53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정말 많이 춥네요...

내유니콘 2010-01-13 17:31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무지 춥군요. 바람이 씽씽 부는 날입니다. 건강하시길...^^

람미 2010-01-15 22:06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며칠전에 이벤트에 당첨 되었던 책 3권이 도착했습니다.
갖고 싶었지만 선뜻 사지지 않았던 책들만 골라 신청했었기에 받고선 좋았습니다.
한권은 딸에게 선물로 골랐구요, 한권은 온전히 나만을 위하여, 마지막 한권은 모두를 위해 골랐습니다.^^

그런데 감사하다는 인사를 어디에 올려야 할지 몰라서......여기에 올립니다.

신선생님, 감사해요......영하의 날씨에 수도관 파열 되지 않으셨길 바라면서요.^^

~연 2010-01-17 11:02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여기, 아직, 여러분들이 있었네요.
내가 다녀간지도 얼마나 오래된 건지 보니, 바로 한달도 안 된 거였는데,
철렁- 까마득히 오래라 생각했답니다. 며칠동안은 까맣게 잊고 지내기도하고-

벌써 저쪽 한켠에서 나를 지긋이 보고 있네요.
우리 윤이,단이,명서,미루,윤교수님이~
그리고 담장밑 백합과 수국이
참, 무지막지한 눈길을 걸으며, 윤교수님댁가는 그 눈길도 떠올랐었네요.
명서의 아팠던 눈위의 발길도-
날 감싸안아주고 토독 위로해주는 듯 했습니다.
다 너무 보고싶어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큰언니같으신 우리신경숙작가님이 삶아주시는 감자를 살살 껍질벗겨먹으며
그저 웃기만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답니다. - 완전 상상^^

올해도 역시나 안팎으로 큰일들이 많이 일어나네요.
그저 서늘해지는 가슴이 외롭지 않음을,
저마다 마음 속에 피운 촛불을 서로 손으로 감싸안아주고 있음을,
멀리있는 서로를 따뜻하게 기억하듯,
'내가 그쪽으로 가는' 용기를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해요~




커피향 2010-01-20 15:21   댓글달기 | URL
겨울비가 내리고 있군요....아침 출근길 코끝에 스치는 바람이 봄바람 같았습니다...
너무 성급할까요...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며칠전 책 세권을 받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기차놀이하자 2010-01-21 09:43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더이상 없는데~끝인줄 아는데~~그래도 들어와보니 많은분들이 다녀가시고 계셨네요~~순간 환한 미소가
어쩌나요? 마지막 글을 읽으며 다시 만나고 싶은 그들을~~
겨울비 내리고 안개가 도심을 삼켜버리고
다시 찾아온 추위~~추워서 추운걸까요? 다시 그들을 못만나 추운걸까요?
왠지 허전해 찾아오시는 모든분들 건강하세요~~~

Lee Jin 2010-01-21 09:50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 세 권 받으신 분들이 있네요. 추카추카~~
이 글이 언제나 책으로 묶여 선생님 사인본을 받게 될 지 행복하게 기다립니다.
어제는 봄 같더니 오늘은 매서운 바람...
그래도 땅 밑에서 분주히 준비하며 봄이 잰 걸음으로 우리에게 오고 있으리라 생각케 되는 1월의 한 날입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삶의 한가운데'를 다시 읽으며 니나의 삶을 곱씹습니다.
하나의 자아를 선택해 안정되기 보다는 자기 안의 여러 다른 자아들에게 기회를 주며
끊임없이 불안정한 삶의 한가운데를 살아가는 그녀에게서 내가 숨긴 내 삶의 한 조각이 스치기도 합니다.

파랑새 2010-01-21 10:46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생, 참 아무것도 아니라는 허망함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족을 잃었거든요
갑자기 쓰러져 몇일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줌의 재가 되어버린 사람을 한평도 안되는 땅속에 묻고
어찌나 허망 하던지 지금도 사는게 사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이렇게 살아 있음에 감사 해야 하는 것인지 나도 저렇게 한줌 재가 되어
버릴테데 싶어서 말이죠
선생님!건강 잘 챙기고 계신거죠!?


Lee Jin 2010-01-21 12:46   수정 | 삭제 | URL
힘내세요, 파랑새님.

커피향 2010-01-22 09:57   URL
가족 잃은 슬픔은 뭐라고 표현 할수가 없지요...파랑새님 힘내시구요..건강챙기세요

바람꽃 2010-01-22 10:19   URL
파랑새님...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진 않겠지만 사람은 언젠가 죽음과 인사해야할 시간이 옵니다.
다만, 그 시간이 생각외로 빨랐을뿐...그리 생각하시면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지 않을까요.
기운내시고, 떠나신 분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그분도 천국에서 님을위해 기도하실거예요.

2010-01-22 14:05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랑새 2010-01-22 11:59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힘주시는 말씀들 감사해요
세상살이가 덧없음이에도 곁에서 힘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또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겠지요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유익하게 살아야지 생각합니다
예고도 없이 가버리면 떠나는 사람이나 남아있는 사람들이
넘 슬프니까요
담엔 기쁜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늘 우울에 빠져사는 것보다 희망이 넘치는 삶이고 싶거든요
늘 기쁨이 충만한 나날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

Lee Jin 2010-01-22 13:20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연재를 마치며' 날짜를 보니 12.21자네요. 벌써 한 달이 넘은 셈...
그렇담 우리에겐 아직 이 연재가 끝나지 않은 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지난 6개월여의 관성으로, 즐겨찾기에 계속 남아 있어서, 아쉬워서, 보내고 싶지 않아서, 혹시 신선생님이 다녀가셨을까봐, 계속 님들의 숨결을 느끼고 싶어서, 이 모든 것들이 합쳐진 전화벨 소리가 계속 우리를 불러서...

세경이가 곧 철거될 카페의 지훈의 낙서 밑에 세경이도 다녀가요, 라고 쓰는 마음(여전히 사랑하지만, 그래도 보내기로 결심하는 마음?)으로
곧 문이 닫힐 이 곳에 그래도 또 한번 흔적을 남겨봅니다.
함께 낙서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친구인듯 정겹습니다...

행복한너구리 2010-01-22 21:10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여기에서들 모두 아쉬움을 달래고 계셨네요..
전...
두 달간 너무 바빠 전혀 읽지 못하다가 오늘에서야 다 읽고 허전한 맘에... 덧글들을 읽으며 허전함을 달래네요.
참...
설레는 날들이었었는데...

콩쥐맘 2010-01-23 01:1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제 쯤 이곳을 생각 안 하게 될까요!
매일 살짝왔다 가곤 했네요, 이젠 정윤이나 명서,단이,미루가 궁금한것이 아니고 누가 다녀갔을까,를 생각하곤 합니다.
하는일도 나이도 사는곳도 다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점으로 모여서 좋은 글도 읽고 이렇게 덧글도 달면서 Lee Jin님
말씀 대로 친구처럼 생각 됩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왔다 갈지 모르지만 이곳에서 즐거웠고 행복 했습니다.






Lee Jin 2010-01-25 14:55   수정 | 삭제 | URL
저두요, 콩쥐맘님...

커피향 2010-02-01 15:51   URL
맞아요..
언제쯤 이곳을 잊을수가 있을까요??

Lee Jin 2010-01-28 16:51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월도 거의 다 가고 있네요.
바람은 차지만 그래도 마음은 벌써 봄을 만난 듯 설렙니다...

'아침의 문'을 사 놓고 기대하며 서랍 속에 놓아 두었습니다(아직 니나와 함께 있는 중입니다).
심사에 선생님도 위원으로 참여하셨지요?
21세기 들어 알게 되어 요즘 많이 좋아하는 작가예요(한여름씨님 방가방가~~).
'삼미'는 정말 뻥 터져버렸고, '파반느'는 은근히 신선생님 작품과 비슷한 느낌도 있습니다.

한여름씨 2010-02-04 21:21   URL
Lee Jin님 반갑습니다 :>
저도 작가님의 심사 참여로 더 두근두근 했어요. (신춘문예 심사도 하셨는데 어느새 이상문학상까지!) 요즘 수상작품집을 볼 때마다 꼭 앞날개를 펼쳐보곤 한답니다. 이유는 아시겠죠? ㅎㅎ
박민규 작가 수상 기념으로 저도 삼미~를 다시 읽었는데 읽는 내내 킥킥거렸어요. 어쩜 그러는지.

절기는 입춘인데 상당히 추웠어요. 잠깐 무얼 사러 나가기도 겁나더라구요.
Lee Jin님, 그리고 여전히 이 공간을 찾는 모든 분들, 이 추위에도 끄떡 없으시길! (물론 작가님두요!! ^ ^)

LeeJin 2010-02-05 09:53   URL
어쩜 그러는지, 에서 정말 공감 만땅입니다.
멋진 여우씨를 연상시키는 한여름씨님은 겨울에 더 약하신가...요?
감기, 신플 몽땅 조심하시고 건강한 겨울 보내세요~~

바람꽃 2010-01-29 15:56   댓글달기 | URL
1월 마지막 금요일..
살포시 눈도장 찍고 갑니다. 모두들 행복하소서~

singles4 2010-02-01 09:02   댓글달기 | URL
2월의 시작입니다.
포근한 안개가 곧 봄이구나 싶은 느낌을 갖게 하네요.
다들 겨울 마무리 잘 하시길...그래도 여기서 함께했던 마음들은
늘 진행중인 것 같아요.

커피향 2010-02-01 15:50   댓글달기 | URL
봄을 재촉하는 빗님이 살짝 내리다 말았네요....
여전히 허전하고 아쉬움때문에 잠깐 다녀갑니다..
다들 행복한 2월이 되길 바랍니다...^^*

LeeJin 2010-02-02 11:10   댓글달기 | URL
와, 12월에 끝났는데 2월까지 왔네요.
28일까지 밖에 없고, 설까지 끼어 있어서 더 빨리 가버릴 것 같은 2월달을 어떻게 뚫고 나가야 할 지
살짝 걱정되는 일도 있지만, 잘 될 거야, 기도해 봅니다.
집 거실에 놓아둔 가랑코에가 끝끝내 (겨울을)무찌르고, 작고도 빨간 꽃을 피워냈어요.
잘 할 수 있을 거야, 꽃에게 한 수 배우고,
잘 살아낼 수 있어, 소설 한 편에서 위로를 얻습니다.

파랑새 2010-02-02 16:33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입춘추위라고 하네요
찬바람 쌩쌩 불지만 바람결이 매섭지 않은 걸 보니
봄이 멀리서 모습을 보이고 있나 봅니다
신셈!요즘은 연극이 시작 되고 있어서 몹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죠^!*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는 2월의 아침입니다

한여름씨 2010-02-04 21:24   URL
저도 연극을 보고 싶은데, 지방 공연은 하지 않으려나요.
(그러고 보니 여태껏 연극 한 편 못 봤네요 ^ ^; 아차차~)

주말부터 기온이 오른다고 하는데, 언제나 찬바람 조심하세요!

Pooka 2010-02-05 07:36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반가운 닉네임도 보이네요. 오랜만에 들어와봤는데 여전히 찾는 분들 계시는군요. 올해 설날이 몇일인가요?
오늘 입춘이라던데 정말 봄기운이 느껴졌나요? 독일의 겨울은 3, 4월까지예염 ㅠㅠ 요즘 여긴 60년만에 폭설 내렸다고 난리났어요.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서 아름답긴 한데 뉴스 보니까 눈 피해가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고속도로가 40km나 정체되는 바람에 20시간 남짓 갇혀있기도 하고 사고도 많고 어느 지역은 하루종일 눈을 치우고 있고 학교도 다 휴교되고. 저는 식량비축 잘해놓고 방콕중이지요. 며칠전엔 장보고 오는 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 찧었는데 그때 스트레스 받는 일이 좀 많았거든요. 갑자기 울음이 터져버려서 엉엉 울었어요ㅠㅠ (지금 생각해보니 넘 부끄러움@.@ 남들이 봤을땐 다 큰 처녀가 장바구니 들고 넘어졌다가 어린애처럼 운거잖아요;;)
아무튼 저는 여름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지낸답니다. (봄으로는 모자라요ㅜㅜ) 겨울엔 늘상 우울하고 무기력한데 여름이 되면 전 날라다닐겁니다. 신작가님 보고싶어요ㅠㅠㅠㅠ

LeeJin 2010-02-05 10:12   URL
추운데 타향 눈길에서 넘어지면 원래 서럽고 그런 거거든요(저도 경험자라 100% 공감함다).
그래도 울고 나니 여름까지 내친 김에 쭈욱 달릴 수 있는 힘을 좀 비축한 듯한 시원함이 느껴지진 않으세요?
올해 설은 글쎄, 일요일(2.14)인 거 있죠?
그래서 토일월 해서 에게, 딸랑 하루밖에 더 버는 게 없다는 비극.TT
Pooka님 힘 내시고, 타국에서지만, 설 잘 보내세요(말하자면, pass)~~


Pooka 2010-02-05 07:36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반가운 닉네임도 보이네요. 오랜만에 들어와봤는데 여전히 찾는 분들 계시는군요. 올해 설날이 몇일인가요?
오늘 입춘이라던데 정말 봄기운이 느껴졌나요? 독일의 겨울은 3, 4월까지예염 ㅠㅠ 요즘 여긴 60년만에 폭설 내렸다고 난리났어요.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서 아름답긴 한데 뉴스 보니까 눈 피해가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고속도로가 40km나 정체되는 바람에 20시간 남짓 갇혀있기도 하고 사고도 많고 어느 지역은 하루종일 눈을 치우고 있고 학교도 다 휴교되고. 저는 식량비축 잘해놓고 방콕중이지요. 며칠전엔 장보고 오는 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 찧었는데 그때 스트레스 받는 일이 좀 많았거든요. 갑자기 울음이 터져버려서 엉엉 울었어요ㅠㅠ (지금 생각해보니 넘 부끄러움@.@ 남들이 봤을땐 다 큰 처녀가 장바구니 들고 넘어졌다가 어린애처럼 운거잖아요;;)
아무튼 저는 여름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지낸답니다. (봄으로는 모자라요ㅜㅜ) 겨울엔 늘상 우울하고 무기력한데 여름이 되면 전 날라다닐겁니다. 신작가님 보고싶어요ㅠㅠㅠㅠ

주은맘 2010-02-05 21:57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ㅎㅎㅎ
시간 날 때마다 간혹 들리고 있어요~ 반가운 모든 님들에게 안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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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회

 

   천오백 년 전에 황무지에 새겨진 거미를 내려다보는 시간이 내게 주어질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거미를 내려다보고 있는 동안 오래 전 한밤중에 해드렌턴을 쓰고 나와 함께 엄마 묘소로 가던 단이가 들려주던 거미 이야기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떠올랐다. 그토록 거미를 두려워하면서도 나를 끝까지 엄마 묘소로 데려갔던 단이. 그 먼 곳에서, 여덟 시간을 날아간 로스앤젤레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도 스물몇 시간을 더 날아가 닿게 된 안데스 산맥 나스카 평원의 거미 도형 앞에서 단이는 내 곁에 서 있는 듯이 되살아났다. 그 순간 얼음판처럼 차갑고 불빛 없이 어두웠던 내 마음 한켠이 쩡, 하고 갈라지고 새벽에나 뜨는 별빛 한 줄기가 빠른 속도로 그곳을 비추는 것 같았다. 온화한 느낌이었다. 아무도 모르게 나스카 평원을 내려다보며 단아, 라고 불러보았다. 황무지에 새겨진 천오백 년 전의 거미를 단이가 무서워하지 않고 받아들이길 바랐다. 두.려.워.하.지.마. 혼잣말을 했다. 너.를.잊.지.않.을게, 라고도. 그때 나는 나 자신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잊지 않는 한 내가 보는 것, 내가 느끼는 것은 단이의 것이기도 할 것이다. 미루의 것이기도. 그들의 못 다한 시간을 내가 함께 살고 있는 것이기도.  

   그의 노트를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는 사이 책상 위로 새벽빛이 스며들었다. 에밀리가 겨우 힘을 내 책상 위로 올라오더니 노트를 읽고 있는 내 쪽을 향해 얼굴을 두고 몸을 웅크렸다. 걱정 마, 에밀리……무엇을 걱정 말라는 것인지 분명치 않은 말을 에밀리의 목덜미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에밀리가 나를 물끄러미 보더니 책상 위에 물처럼 퍼졌다. 

 
   그 없이 나 혼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면서 나는 이제 그와 분리되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러기도 했을 것이다. 이 노트를 봉인하고 다시 열어보지 않았던 시간은 그와 만나지 못했던 팔 년이란 시간과 엇비슷하다. 봉인을 뜯고 다시 읽은 그의 노트의 모든 말들은 새로 읽혔다. 봉인시켜놓을 때까지 셀 수 없이 읽고 또 읽어 다 외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처음 읽는 것 같았다.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덮으려다가 나는 노트를 감싸놓은 검은 커버를 벗겨냈다. 그의 노트를 봉인할 때 지금과 같이 커버를 벗겨내던 순간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거기에 언젠가 시위가 있던 거리의 서점에서 그와 함께 선 채로 읽었던  프랑시스 잠의 얇은 시집과 단이가 내게 보낸 편지와 내가 뒤늦게 쓴 부칠 곳 없던 답장을 넣어두었다. 커버 안에 시집과 편지 들이 고스란히 눌려 있었다. 시집을 꺼내고 편지를 바르게 편 뒤 노트 사이에 끼우다가 나는 잠시 막막하게 앉아 있었다. 윤교수 연구실의, 서른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난 저자들의 책 사이에 꽂아두었던 미루의 노트는 그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오래 전 그 추웠던 날, 윤교수의 책꽂이에 함께 꽂아두었던 미루의 노트를 며칠 후 그가 혼자 가서 꺼내왔다고 했다. 윤교수가 임종했다는 말을 듣고 혼자 병실의 긴 복도를 걸어나와 병원의 후미진 벽에 기대어 서 있었을 때 그가 다가와 내 옆에 말없이 오래 서 있다가 갑자기 한 말이었다. 그는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내 표정이 굳어 있어서였을 것이다. 그도 자주 그 노트를 들여다보았겠구나. 견딜 수 없어 봉인시켜두었던 날들도 있었겠지. 이렇게 다시 펼쳐보곤 했던 날들도. 단이가 용케도 부대로 가지고 들어갔다던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은 지금쯤 누가 가지고 있는지. 이미 이 세상의 책이 아닌지도 모른다. 나는 그의 노트를 다시 커버에 끼우려다가 노트의 맨 뒷면을 돌려보았다. 거기에 무슨 문장이 씌어 있는 것 같아서. 나는 그 문장 앞에서 등을 바로 세우고 앉았다. 언.젠.가.언.젠.가.는…… 정.윤.과.함.께.늙.고.싶.다. 그의 글씨였다. 여기에 이런 문장이 씌어 있었던가. 그러니까 이 문장은 지난 팔 년 동안 여기에 봉인되어 있었던가. 

   내가 그에게 페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온다면 분명히 티티카카 호수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 내가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니까. 오래오래 걷고 싶은 곳이니까. 안데스 산맥의 기슭에는 나스카 평원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호수 안에 국경까지 존재하는 길고도 넓은 티티카카 호수도 거기 있었다. 티티카카 호수는 이 지상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물이다. 그 호수 안에 살고 있는 우노 족에 대한 이야기를 그에게 하는 시간이 올까. 그들은 물 위에서 살았다. 해마다 자라나는 갈대를 베어 물속에 쌓고 쌓아 섬을 만들고 그 위에서 살았다. 바람이 불어 호수 안의 갈대로 이루어진 섬이 흔들리는 밤이면 그들은 앉은 채로 서로 등을 기대고 잔다. 어쩌면 어젯밤도 그들은 그렇게 잤을지도.  

   나는 노트를 커버에 끼우려다 내려놓고 아침빛이 책상 위로 번져들 때까지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에밀리가 슬며시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노쇠했어도 여전히 눈은 푸르렀다. 걱정 마, 에밀리…… 중얼거리며 나는 만년필에 잉크를 채우고 팔 년 만에 발견한 그가 쓴 문 장 뒤에 한 문장을 이어 써넣었다.  

   내.가.그.쪽.으.로.갈.게, 라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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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2009-12-21 12:39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도 잘 읽었습니다.
가장 선생님다운 작품이었다고 여겨집니다. 선생님만의 깊고 여린 감성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였습니다.
마무리가 무척 아름답네요. 시간이란...늘 우리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곤 하지요. 사랑합니다.

merced 2009-12-21 14:49   댓글달기 | URL
뭉클하게... 잘 읽었습니다. 그동안 매일 마음 촉촉해지는 글이 있어서 좋았는데...

하늘보다 2009-12-21 15:01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선생님 작품덕에 몇개월 마음이 짠~ 했었어요..
지나온 과거의 나를 한번 돌아보게 만든 글들이었습니다..
지난 몇개월간 슬프고 행복했습니다..선생님도 행복하시구
다음 작품에서 어서 만나기를 바랍니다...안녕~^^

화빛 2009-12-21 20:06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동안 잘 읽었습니다.

내가 그쪽으로 갈께....

오래도록 기다렸던 말이네요

강산무진 2009-12-22 04:02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그.쪽.으.로.갈.까.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은 밤에...

김수선 2009-12-22 13:52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래도록 남을것 같습니다.
내.가.그.쪽.으.로.갈.께.
읽는 매일 매일이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거듭나는나 2009-12-22 14:13   댓글달기 | URL
어쩔수 없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어와 봤는데...정말 끝이네요...^^;;
선생님 작품과 함께하는 동안 늘 설레고 기쁘고 아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쉬움도 더 크구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렇게 댓글 남겨봅니다.
선생님 애 많이 쓰셨어요~~ 고맙습니다!!

왕이요~ 2009-12-22 17:3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꺼번에 읽으면서 보다보니 벌써 끝이네요.그동안 잘보았습니다.읽는 시간동안 행복했습니다.

Hera 2009-12-23 10:31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을 기다려 읽기도 하면서.때론 아픔으로, 즐거움으로, 설레임으로 함께 동화되던 날들이었습니다. 그래도 해피엔딩이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쌤님 수고하셨구요... 책으로 다시 만나뵙겠습니다.건강하세요..^^*

terubump 2009-12-23 10:40   댓글달기 | URL
정말,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 아흐, 마음이 왠지 아련해지네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런 감정을 알게 해주셔서.

himmel 2009-12-23 11:40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 설레는 기분으로 다음 회를 기다렸던 지난 몇 개월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마니 2009-12-24 01:3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기 학기가 시작할때쯤 (아마도) 시작해서 신기하게도 방학이 오니 글이 끝나네요. 숙제의 끝이 즐거워 컴을 켜기도 싫어 며칠 안 들어왔더니 끝이 나 있네요. 한 학기 동안 (한국 드라마 몇 편을 어렵게 다운 받아 본 것 말고는..) 이 글 읽는 것이 유일한 '기다림'이었어요. 가끔은 글이 제 마음을 헤집어 놓는 것 같이 아프기도 하고..위로를 받는 것 같기도 하고..읽고 나면 항상 그 울림이 금방 가시지 않았더랬어요. 고맙습니다. 이제 또 저는 무엇을 기다리며 살아야 하나요.. 곧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나 뵙기를 기대해봅니다. 건강하세요~

april2961 2009-12-24 08:52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윤 미루 미래 명서 단이 윤교수가 고마워할 거예요.
난 글을 써본 적이 없어 다 끝내고 나면 기분이 어떨지 잘 몰르지만
일단 뜨끈한 물에 몸을 푹 담그시고 편안한 잠 이루세요

melory 2009-12-28 00:09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랫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단행본으로 나오길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기차놀이하자 2009-12-29 09:26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쩌면 좋아요 끝난지 한참이 지났건만 자꾸 들어오게되는 이일을~~~
아직도 어디선가 끊임없이 글이 쓰여지고 연재될것만 같은 이느낌~~
연재가 다된후에야 댓글을 올려보는 이 소심함과 서운함과 아쉬움과~~~
선생님 건강하시고요 또다른 글로 만나뵐수 있기를 ~~~

종하 2009-12-30 21:34   댓글달기 | URL
연재되는 기간동안 윤,명서,미루,단이,윤교수와 함께 했던 기억들이 생각나네요^^
이제 막, 20대를 열어가는 제게 이 연재소설은 늘 설렘의 연속이었어요ㅎㅎ
더불어 제 인생에서의 기나긴 숙제를 몇 가지 안고 떠납니다.
사는 동안 크리스토프의 의미와 내.가.그.쪽.으.로.갈.게.. 라고 늘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연락은 드문드문하지만, 마음으로 늘 연결되어 있는 친구들도 생각나는 밤이예요.
단행본으로 어서 나왔으면 좋겠어요^_^*
연재하느라 힘드셨을텐데- 건강하시기 바랄게요^^

키임 2009-12-30 23:53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내가 사랑하는, 해야하는 내 삶.
내가 그리로 갈게...

동동 2009-12-31 14:03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에 들렸어요.. 미루의 죽음 앞에서 다시 글을 읽을 용기가 안났었는데..오늘 나머지분량을 읽었어요..
수고하셨어요..아마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해바라기 2010-01-02 13:2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감사~~~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그동안 무척 행복했습니다

행복한너구리 2010-01-22 21:00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그동안 참 두근두근했었는데.. 책으로 읽는것 보다 오늘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내일까지 기다리는 설렘이란.. ^^

일이 너무 바빠 11월중순부터는 전혀 읽지 못하다가 최근 며칠간 쭉~~ 달아서 읽었답니다.
읽는내내 안타깝고 가슴아프고.. ㅠ.ㅠ
맘아프게... 어쩔수 없이 이별했던... 첫사랑도 생각나고..
마지막 명서 글중에 ~ 정윤과 함께 늙고 싶다~ 라는 말은 어찌나 맘이 아린지...
저도 윤이처럼 ~ 내가 그쪽으로 갈게... 라고 말할 수 없음이 아리네요.. ㅠ.ㅠ

선생님...
참 많이좋아하는 작가님이십니다.
계속 좋은글 읽을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건강하세요.. ^^

그믐달 2010-01-26 13:29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작가님의 책을 즐겨보는 독자로서.. 참 많은 감정들과 참 많은 감동들을 느끼고 가네요.
저에게도 내가 그리로 갈께.. 할수 있는사람이 곁에 있엇으면 좋겠네요..

파파베라 2010-01-26 20:1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내내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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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회

 

   최소한의 움직임도 힘겨워할 만큼 노쇠한 에밀리의 배에 종양이 생겨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판정을 받은 다음날이었을 것이다. 나는 새벽에 희미한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깨었다. 정신이 들자 희미하게 들리던 전화벨 소리가 귀를 뚫을 듯이 크게 들렸다. 손을 뻗어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대자 낯선 청년이 거기가 정민이네 집이냐고 물었다. 아닌데요, 대답하자 갑자기 청년은 제발 정민이를 바꿔달라며 흐느껴 울었다. 수화기를 전화기 옆에 가만히 내려놓았다. 잠시 후에 다시 들어보니 청년은 계속 울고 있었다. 사이드테이블에서 옹송그린 채 잠이 들어 있던 에밀리가 깨어나 느릿느릿 배 위로 올라와 납작 엎드렸다. 이제 에밀리는  그루밍을 하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에밀리가 수술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묻자 수의사는 물끄러미 나를 보더니 힘든 수술이라고만 했다. 남자의 울음이 그친 것인지 저절로 전화가 끊긴 것인지 모른다. 수화기에서 뚜뚜― 소리가 날 때까지 에밀리의 목덜미를 어루만지고 있다가 수화기를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그날 그렇게 깬 잠이 다시 들지 않아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책상 맨 아랫서랍을 열어보았다. 옥편이며 봉투며 프린트물들을 꺼내고 맨 밑의 그의 노트가 들어 있는 상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그와 함께하지 않아도 괜찮아지기 시작하면서 거기 넣어 봉인해두었던 상자였다. 나는 상자를 꺼내 열고 노트를 펼쳐보았다.       
 
   왜 그때 그러지 못했나, 싶은 일들.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아, 그때!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던 자책들. 그때는 헤아릴 수 없었던 마음과 이해가 불가능했던 일들이…… 그렇게 순하게 다가올 줄이야.   

   그가 오래 전에 쓴 글을 읽고 있자니 언젠가 그에게 페루에 간 적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졌다. 태평양 연안과 안데스 산맥 기슭의 황량한 나스카 평원에 간 적이 있다고. 거기엔 우리들 사람의 눈높이로는 볼 수 없고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그림들이 황무지에 새겨져 있었다고. 천오백 년 전에 나스카 인디언들이 새겨놓은 거라고.

   황무지인 나스카 평원에서 만난 해독이 불가능한 기하학적인 도형들. 나스카 인디언들은 그때 동물을 부릴 줄을 몰랐다고 한다. 자갈들로 이루어진 기나긴 수백 개의 선들과, 생명이 부여되어 날기 시작한다면 평원의 얼마쯤은 그 날개의 그늘이 질 것 같은 거대한 새와, 나로서는 알 수 없는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짐승들의 형상이 손가락으로 파놓은 암호처럼 새겨져 있었다. 천오백 년 전에 새겨진 그 그림들이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나스카 평원이 열대림이 울창하게 우거지기 마련인 위도(緯度)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지난 일만 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라고 했다. 일만 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다…… 혼자서 중얼거렸다. 일만 년이란 시간은 나로서는 추측이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비가 내리지 않아 건조해서 그 도형들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일만 년이란 시간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곳을 두고 그곳은 건조해서, 라고 표현해도 되는 것인지 아직도 의문이다. 지상에서는 그림 전체를 볼 수 없었다. 적어도 삼백 미터 이상 높이 떠야만 전체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일행들과 헬기를 타고 허공에 떠서 도형들을 내려다보았다. 지그재그, 별, 가늠할 수 없는 크기의 식물들과 격자 문양, 원, 삼각형, 사각형, 사다리꼴…… 도형들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이어졌다. 기하학적이고 수수께기 같은 도형들은 황량하고 광대한 나스카 평원만을 뒤덮고 있는 게 아니었다. 지상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도형의 선들이 허공에 떠서 내려다보자 평원과 떨어져 있는 섬과 깊은 계곡과 하천들과 안데스 산맥의 굴곡으로 비틀어지지도 않고 정교하게 똑바로 연결되어 있었다. 자갈을 쌓고 또 쌓아 연결한 수백 개의 기다란 선들. 거대한 삼각형의 꼭대기 변이 잘려 있기도 했고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는 듯한 새의 형상이 뚜렷이 보이기도 했다. 동물을 부리지 못했다 하니 그들은 그 엄청난 일들을 모두 손으로 해냈을 것이다. 공중에 떠서 내려다볼 수 있는 기구가 발명되기 전에 어떻게 땅에서는 한꺼번에 조망할 수도 없는 이 거대한 도형들을 남겼을까. 천오백 년 전에, 왜? 어떻게? 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솟아나는 중에 나는 한 형상에 시선이 멈췄다. 거기 오십 미터는 될 것 같은 거미가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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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 2009-12-17 11:06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아침^^

주은맘 2009-12-17 11:0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거기에 거미가 있네요,,, 안타까운 청년 단이를 생각하게 하는 거미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해라 2009-12-17 11:09   댓글달기 | URL
제가 두번째군요~(덧글 쓰는 사이 세번째^^)
에밀리 걸음으로 저도 천천히 연재를 읽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담으면서

현호맘 2009-12-17 11:09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삶은모래로그린그림 2009-12-17 11:15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매일 선생님에 글을 읽고 있지만 오늘처음으로 댓글을 올려요 ㅋㅋ

하늘을가진놈 2009-12-17 11:15   댓글달기 | URL
잘읽고 갑니다 ^^ 근데 크기뱘 이거 읽기 힘드네 ㄷㄷ

minisun 2009-12-17 11:17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신샘의 얘기를 들으면 다녀오신 모든곳이 가보고 싶어져요
괜히 사랑스럽고 정이 가고...

LeeJin 2009-12-17 11:26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 생각나는 날이네요.
일만 년이란 불가해한 세월 동안 비가 오지 않은 곳에 새겨진
천오백 년 전 살았던 사람들의 바램과 언어를 한순간 마주쳤다기 보다는
그 오랜 세월을 다해 그들과 윤이 서로에게로 가고 있었던 것...

지금도 윤과 명서는 아주 먼 데서부터 오랜 세월을 다하여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서로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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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라기보다는 뭔가 에러가 난 거 같은데요. 수정해 주실 거죠? ^^

jiniorion 2009-12-17 12:00   URL
로그인하지 않은 채로 LeeJin님 아이디를 쓰시던 LeeJin님 맞으시죠? ^^;
이렇게 뵈니 또 새로 반갑네요.

오늘따라 읽기 어려운 글자들이 제 이해를 가로막고 있네요.
기하학적 무늬에 대한 부분이라서 글자도 기하학적인 걸까요~ㅎㅎ
LeeJin님 말씀대로 수정해주시길 기다려야겠습니다^^
많이 추운 날씨에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LeeJin 2009-12-17 14:20   URL
식사하시기 전에 들르셨나 봐요, jiniorion님.
(저 맞아요~~)
칼국수 먹고 나서 오니까 수정되어 있네요.
사람이 밥 먹기 전이랑 밥 먹은 후랑 어쩜 그리 다른지
뱃속이 든든하니 바람도 오히려 시원하기만 하네요.
jiniorion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jiniorion 2009-12-17 15:47   URL
저도 수정된 글을 다시 보고파서 들어왔답니다.
오늘처럼 바람이 차가운 날 뜨끈한 칼국수가 딱이죠.
벌써 저녁 메뉴가 고민되는 거 있죠~ㅎㅎㅎ

짱돌 2009-12-17 11:37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짜 추워요...
울 집도 오래된 아파트라 진짜 거미 많아요.
첨엔 너무 징그러웠는데
이제는 익숙해진거 같아요..

하늬바람 2009-12-17 11:44   댓글달기 | URL
왜그땐 그러지못했나 싶은일들. 살아가면서 터져나오던 자책들.
헤아릴 수 없었던 마음과 이해가 불가능했던일들이 순하게 다가오는것.
알면서도 또 번복하게 됩니다.
잘읽었습니다^^.

진아 2009-12-17 12:03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게 순하게 다가올 줄이야........

봉인에서 풀린 명서의 노트를 보며
윤교수 연구실 책꽂이에 봉인에 두었던 미루의 마지막 편지가 생각납니다...
그 봉인은 풀리나요.

jiniorion 2009-12-17 12:03   댓글달기 | URL
헤아릴 수 없었던 마음과 일들이 시간이 지난 뒤 순하게 다가오는 것,
누구다 한번씩은 다 경험해 보았겠지요.
그래서 전 요즘 나이를 먹는다는 것,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나이를 먹고 늙어가면서 제 이해심도 그만큼 늘어가겠지, 생각하거든요.
다만, 요즘도 저를 괴롭히는 수많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데,
아직은 순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에 마음을 좀더 다스릴 필요가 있나 봅니다.

명서의 노트, 이제까지의 연재 분에서 '명서의 노트'라고 나와 있던 것들인가요?
에필로그인데도 왜 이렇게 아직도 더 궁금하고 더 흥미롭고 더 기대되는 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콩쥐맘 2009-12-17 12:1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보았습니다.

Calla 2009-12-17 12:30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었습니다.

나무처럼 2009-12-17 12:45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연륜은 모든것을 순화시키는 힘이 있지않을까요....
죽을것처럼 힘들었던 일도..결코 잊을수없을것 같은 일도....
세월이 함께 보듬어가면서 순하게 만들었을거예요.

파랑새 2009-12-17 12:5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에 바람이 자네요
겨울 햇살에 빼꼼이 얼굴을 내밀고
함참을 있어 봅니다*!^

꼬알라 2009-12-17 12:56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자여! 시간이 지나고 떠올리면.. 모든 일들이 그리워지기만 하니 말이죠...

정..민... 2009-12-17 13:00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늘.은. 감사합니다.
...
그렇게 순하게 다가올 줄이야.
...따뜻한 위안을 받으며..오늘을 보내요.^^

참는자에게온복 2009-12-17 13:07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스카 평원...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예요... 이스터 섬도 그렇구요... 세계를, 나와 같은, 나와 다른 사람들이 경이로운 흔적을 남긴 곳들을 가보고 싶었는데... 사느라 잊고 있었는데 선생님 덕분에 추억을 떠올립니다. 열심히 살아 나중에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가야겠다는 의지 또한 다시 불태웁니다^---^

커피향 2009-12-17 13:18   댓글달기 | URL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였는데...그 당시 왜 그렇게 힘들고 후회가 되는 일들이 많았는지..
그 지나간 시간들 때문에 오늘이 있고 또 내일의 희망이 있겠지요...
서점에 가서 책을 몇권 구입했습니다..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고 있답니다...


LeeJin 2009-12-17 13:38   URL
커피 마시면서 커피향님 댓글을 읽었습니다.
저는 여기 오기 전에 알라딘에서 책을 샀어요.
딸램이 내년도 다이어리, 아들램이에게 '하나님이 크리스마스를 주셨단다'를 사고 보니
저 자신에게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싶어서 'the reader'를 질렀답니다.
금방 읽을 생각도 아니었으면서...
저도 그렇게 커피향님처럼 오늘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오늘 글을 읽으니 내일도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슬몃 고개를 들어 확인도 못하면서 므훗~~~

jiniorion 2009-12-17 15:46   URL
커피향님이 어떤 책을 구입하셨을지 궁금해지는데요^^
커피향님 아이디를 보노라면 아까 마셨던 커피도 다시 또 마시고 싶어요~

LeeJin님, 영화 <더 리더>는 보셨는지요?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가 일품이긴 했지만, 저는 아무래도 책이 더 낫더라구요^^
영화는 책을 그대로 옮기기에는 아무래도 많은 제약이 있겠지요?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하셨어요. 풍성한 크리스마스 되시길 바랍니다^-^

해응 2009-12-17 13:4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이는 그냥 먹는 건 아닌가 봅니다. 저도 페루에 가보고 싶었는데, 먼저 다녀오신 모양이네요..

혜연 2009-12-17 13:5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 왜 그때 그러지 못했나, 싶은 일들.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아, 그때!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던 자책들.
그때는 헤아릴 수 없었던 마음과 이해가 불가능했던 일들이…… 그렇게 순하게 다가올 줄이야 -

더불어 깨닫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자책하고 아파하고 묻어두며 살겠지요
어느날 다시 등불 켠 것처럼 환하게 깨달으며 순해지는 삶
아름답게 살겠습니다*****


할미꽃 2009-12-17 14:33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바깥 날씨와 다르게 따뜻한 가슴이 그립습니다.
귀한 분들께 참 많이 배웁니다.
신샘과 만나는 이곳에서..
고맙습니다.

松坡 2009-12-17 14:45   댓글달기 | URL
에밀리가..에밀리도..아프네요..


히말라야 2009-12-17 15:29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행기를 타고 안데스 산맥위를 날고 있는 기분입니다.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던 흔적은 그 사람이 떠나고 난 후에도 영원히 남아서 생각하게 하네요.

푸른향 2009-12-17 16:12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명서와 윤 그리고 단과 미루 사이에 있었던 사소한 일들마저도 이렇게 추억의 연결고리로 이어지며 세월을 견디게해주는가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새롭게 각인되어지는 일들.. 지금 서해안엔 폭설주위보가 내렸어요. 그래도 무장을 하고 좋은사람들과의 점심약속에 다녀오면서 눈길을 헤치고 윤교수에게로 갔던 윤과 명서 생각이 났네요..^^ 당분간 아마도 계속 그들의 이야기에서 벗어날수 없을것같아요. 잘읽었습니다.

readersu 2009-12-17 16:56   댓글달기 | URL
일만년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곳..이라니..와우~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
벌써 저는 책이 기다려지네요. 한꺼번에 좌~악 읽어보고 싶어진다는..^^

여름의훈장 2009-12-17 17:12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많이 춥네요. 작년 겨울에는 이렇게 추운 날이 없었던 거처럼 까마득 잊었습니다. 내가 거기로 갈게....하고 말하고 싶은 따스한 사람이 그리워지네요. 작가님 감기 조심하세요.

한여름씨 2009-12-17 20:29   댓글달기 | URL
아, 그때! 속으로 따라해 보다가 마지막에 와서 아, 거미!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아픈 에밀리, 명서의 노트, 단이를 생각나게 하는 거미.... 하나하나가 기억 어딘가에 자리를 잡아갑니다.
오늘도 전화벨 소리와 함께라 좋습니다. 어제부터 굉장히 추운데, 건강 조심하세요!

람미 2009-12-17 21:10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세상 어디에 서 있을지라도 머리속을 채우고 있는 것은 그냥 그대로 남아 있지요.

배낭 메고 저 머나먼 페루와 칠레에 여행 하고 싶습니다.

april2961 2009-12-17 21:1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캐나다 몬트리얼 미술관 앞에 거대한 거미형상이 있는데

sdk790 2009-12-17 21:37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읽고갑니다.

역신굿NG 2009-12-17 22:12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역신굿NG 2009-12-17 22:24   URL
노쇠한 에밀리의 배에 종양이 생겨
작가님 글에서.
34회에 고양이가 알을 낳다는 우스개가 있었지요. 비극의 대단원. 나쓰메 소세키 작가의 고양이는 물독에 빠져 숨져가고 작가님의 고양이는 체내 암세포로 삶을 마감하네요. 고양이 악성 종양 테크닉 메모.

이매지 2009-12-17 23:22   댓글달기 | URL
에고... 에밀리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군요.
나스카 평원은 꼭 한 번 보고 싶어요.
뭔가 별 거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광경에 할 말을 잃을 것 같기도 해서요^^;;

은서 2009-12-18 00:31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신쌤,

에.밀.리.....

내일이 이번 추위의 절정이라는군요.
추워도 출근은 해야하는지라....
건강조심하세요.

nini 2009-12-18 00:57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그런 곳이 있군요, 선생님.
꼭 한번 보고 싶지만, 지금은 머릿속으로도 세세하게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헤아릴 수 없는 마음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만나 당혹스러울 때면
선생님이 알려주신 나스카 평원의 그 그림들을 떠올려보렵니다.
지상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허공으로 떠오르면 하나하나 정교하게 연결되어 내 눈앞에 펼쳐지는
그 신비로운 그림들을요...
오늘도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강산무진 2009-12-18 03:59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만년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땅... 어쩌면 1만년동안 비가 내리지 않을 땅에 새겨두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1만년동안 비가내리지 않는 땅을 상상할 수도 없는데, 그들은 비가 내리지 않는 땅에, 그래서 오래 그림이 남아있을 곳에, 그래서 먼먼훗날 누군가가 와서 그 그림들을 해독해주기를 바라면서...

진새삼촌 2009-12-18 11:41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윤이 단과 함께 거미를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단이라면, 윤을 위해 거대한 거미, 1만 년 동안 촉촉해진 적이 없는 마른 땅 위를 날아 거대한 거미마저도 견뎌내며 윤을 인도했을 텐데요.... 안타깝습니다......

지니 2009-12-18 11:50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30대중반으로 들어선 나이가 되니...한없이 이기적으로만 보이던 사람들의 나약한 자아가 보이면서 연민이 느껴지고
내가 먼저 다가가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나이를 먹으면 다른 사람들을 품어줄 수 있는 깊이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지네요...내용물이 숨쉴 수 있게 해서 썩지않게 해주는 투박한 항아리 같은 존재 말이지요...

원주 2009-12-18 12:53   댓글달기 | URL
일만 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곳은 어떤 모습일까, 엉뚱하게도 그게 궁금해졌어요.....

원이맘 2009-12-19 15:0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