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재앙의 도래
<혁명을 팝니다>(마티, 2006)의 공저자 중 한 사람인 조지프 히스의 신간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마티, 2009)이 번역돼 나왔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시장과 자본을 예찬하기에 바쁜 경제학자들과 우파의 엉터리 논리를 가차 없이 깨뜨리고, 자본주의와 경제학을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대책 없이 반대만 할 뿐인 좌파에 일침을 놓는다."란 소개가 책의 핵심을 요약해주고 있다. 저자는 하버마스의 조교로 일한 경력이 있다고 하고 현재는 캐나다 토론토대학 철학과에 재직중이다. <혁명을 팝니다>와 마찬가지로 흥미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더불어 반론도 불러일으키는 책이어서 눈길을 끈다. 같이 읽어볼 만한 책으로 바로 떠올린 건 나오미 클라인의 <쇼크 독트린>(살림Biz, 2008)인데, 그에 대해서도 평해놓았는지 궁금하다(둘다 젊다). 올여름에 읽을 경제 필독서 목록에 올려놓는다.


연합뉴스(09. 06. 09) 좌파와 우파가 저지른 경제 오류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사회정책 다툼은 결국 경제로 건너간다. 그러나 논쟁이 발전하지 못하고 소모적인 말다툼으로 바뀌고 마는 순간이 있다. 보수진영에서 "그건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말을 할 때, 진보진영에서 "그건 공정하지 않다"는 논지를 펼칠 때다.


'혁명을 팝니다'로 주목받은 조지프 히스 토론토대 철학과 교수는 신작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마티 펴냄)에서 좌파와 우파가 모두 경제적인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데도 서로 눈치 채지 못한 채 제 주장만 하면서 논쟁이 헛도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먼저 우파에서 흔히 내놓는 경제 논리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한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세금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자기 문제의 해결을 정부에 부담시키는 것이 친구와 이웃에게 부담시키는 것과 사실상 같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아파트 관리비를 법으로 인하해봤자 아파트를 통해 구매하는 재화를 개인적으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보다는 개인의 도덕적 책임이 더 중요하므로 복지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저자는 "우파가 도덕적 해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인 책임이란 사회가 함께 부담해야 할 위험이 많아지고 보험제도가 등장하면서 이미 자리를 잃었으니 새삼스레 도덕을 들먹일 일이 아니라 위험을 분산할 시스템을 정비하는 게 우선이다.
저자는 우파 논리의 오류를 꼬집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기초 경제 상식도 없이 인간애만 중시하는 안이한 좌파 지식인들이 자본주의가 언젠가는 붕괴하리라는 환상을 품고 하향 평준화를 우습게 여긴다고 지적한다. 한때 유행처럼 떠돈 "생산자, 소비자에게 모두 이로운 공정무역"에 대한 믿음도 오류에 불과하다. 여러 나라에서 잘 팔리는 유명 커피점이나 화장품 브랜드는 공정무역을 하려다가 과잉 생산과 가격폭락으로 생산자에게 더 손해만 입혔다. 마찬가지로 환경의 적은 경제성장이라는 말도 단순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성장을 완전히 무시한 결과라는 것이다.
경제학을 공부한 경험이라고는 학부시절 들은 경제학 입문 수업뿐인데 그나마 교수가 시험을 컴퓨터 자동출제 방식으로 낸다는 사실을 알고 출석을 그만뒀다고 말하는 저자는 우리의 '상식'에 기대 경제학을 쉽게 풀이한다. 철학자가 논의하는 경제학이라고 해서 곁눈으로 흘겨볼 필요는 없다. 경제 원리를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느낄 법한 일화에 빗대어 풀어내는 저자의 재치 있는 입담은 꽤 설득력 있고, 가볍지도 않다.
좌우 양쪽의 오류를 지적한 저자는 대안에 대해서는 "빠르고 간단한 해결책은 없다"고 일축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세상은 자본주의를 그렇게 미워하고 의심하지만 그보다 나은 대안을 찾기란 지독히 어렵다"며 오늘날 경제학의 가치는 자본주의에서 양쪽이 저지른 오류를 인정하고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것에 있다고 강조한다.(김지연기자)
09. 0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