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의 동아일보에는 중국 요릿집에서 중국 국수 한 그릇을 사 먹이고 소 판 돈을 빼앗아갔다는 기사가 있다. 1920년대의 충남 천안군에서 소판 돈을 알겨먹는 사기꾼들이 싸구려도 아니고 그렇다고 많이 비싸지도 않은 음식으로 대접할 만한 것이 저런 중국 국수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국수가 과연 짜장면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한국 음식일까, 중국 음식일까? - 짜장면' 27p)

 
   

   
 

우리나라의 호떡 열풍은 당대의 신문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호떡과 관련된 신문 제목들만 모아도, 호떡에 얽힌 일제강점기의 천태만상을 알 수 있다.

<중외일보>
1926.12.14 호떡도 안 팔려 중국인이 음독, 생명은 구할 듯
1926.12.22 기아에 못 이겨 호떡 훔쳐 먹고, 유치장의 찬 꿈
1927.06.01 호떡 굽는 것을 보고 밥 짓는 화기 발명, 적은 돈을 들여 짧은...
1929.10.30 호떡집에 발화, 7호를 손실, 손해는 3천여 원이라고...
1929.11.29 유혈중상토론 곤봉으로 난타, 종로서 호떡가게 벌인 흉악한 중국...

<조선중앙일보>
1935.02.06 초하룻날 아침 호떡으로 싸움
1935.03.16 호떡 외상 안준다고 중국인을 축살, 이미 육 원어치나 외상 먹고...
1935.04.19 중국인 타살자에 4년역을 구형, 호떡 외상 안 준다고
1935. 11.05 호떡으로 자살 도모, 원인은 가정불화
1936.05.01 밥 못 먹는 노동자들 1년 호떡 값 4만 2천원

이 기록들은 하나같이 호떡의 대중성을 잘 보여 준다. 호떡과 얽혀서 일어난 사건사고들은 일제강점기 민중의 가난하고 다사다난하던 일상을 여과 없이 한 눈에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중국 음식의 대표 선수-호떡' 81p)

 
   

   
  삼겹살이라는 부위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식당에서 삼겹살을 팔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후반이 넘어서였다. 삼겹살이 국어사전에 등재된 것은 1994년의 일로, 겨우 10년이 넘었을 뿐이다(그 이전에는 세겹살이 표준어였다). 삼겹살이 우리의 민족성이라고 한다면, 그 국민성의 일부는 겨우 10여 년 전에 만들어졌다. 역사와 문화는 이렇게 살아서 펄쩍펄쩍 뛴다.

마지막으로, 내가 먹어본 가장 재밌는('맛있는'이 아니고) 삼겹살은 대학교 시절 농활에서 먹었던 것이다. 농촌 형님들이 삼겹살을 구우면서 참기름과 쇠고기 다시다를 내놓았다. 삼겹살에 쇠고기 다시사를 찍어먹는 것인데, 돼지고기를 쇠고기로 둔갑시키는 가장 저렴한 방법 되시겠다. ('버리던 부위가 최고급 부위로 - 삼겹살' 111p)
 
   

'찬별은 초식동물(http://coldstar.egloos.com)' 블로그의 카테고리 중에서도 '한국 음식의 탄생'은 제가 종종 가서 들여다보는 곳입니다. 흔한 요리 블로그는 아닙니다. 비빔밥, 김밥, 생선회처럼,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먹어봤을 먹거리를 말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파헤칩니다. 한 예로, 김밥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다는 저자는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에서 '김을 따려고 바다에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는 대목을 집요하게 추적해냅니다.

한국 음식의 역사, 라고까지 하기에는 조금 거창하지만, 저자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기울인 듯한 자료 조사와 명쾌한 정리가 돋보입니다. 노점상에서 사 먹던 떡볶이의 정체가 문득 궁금해질 때, 요긴한 책입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이 자살한다?
오히려 남자들의 자살률이 더 높은 편이다. 2005년 독일에서는 총 1만 2047명, 하루에 32명이 자살로 세상을 떴다. 그중에서도 남자의 자살률이 여자보다 네 배나 높았다. (한국의 경우, 2006년 전체 자살자 가운데 남성 비중이 67.8퍼센트였으며, 여성보다 두 배쯤 많았다. - 옮긴이) 자살기도는 여자가 많이 하지만, 실제로 자살한 숫자는 남자가 더 많았다. (56p)

종교와 체중은 무관하다?
신 앞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저울 앞에서는 차이가 난다. 코넬 대학 교수들은 몸무게와 종교의 관계를 조사했따. 성인 303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신앙심이 독실한 기독교인들이 종교가 없는 사람들보다 평균 체중이 더 나갔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종교인들은 흡연하는 경우가 더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51p)

얼굴은 좌우 대칭이 되어야 더 아름답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다만 완전 대칭인 얼굴을 가진 사람이 없을 뿐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대칭을 이루는 얼굴은 이상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화가 트로켈은 얼굴의 대칭을 부조리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열두 명의 미인들 얼굴 사진을 컴퓨터 작업으로 완전히 대칭을 이루도록 만든 후에 3000장 복사하여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걸어 놓았다. 모델들의 원래 얼굴은 모두 각각의 개성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컴퓨터를 이용해 만든 인위적 얼굴들은 밋밋하고 공허한 인상을 주었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완전한 대칭을 이루는 얼굴이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37p)

 
   

좌우 대칭, 이야기에 나오는 트로켈은 독일의 유명한 화가입니다. 로제마리 트로켈(Rosemarie Trockel)이 빈에 걸어 놓았다는 컴퓨터로 작업한 좌우 대칭 사진의 풍경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집니다. 누군가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제목은 'beauty'랍니다.)

 

 

 



그림이나 삽화가 없어서 지루할까 봐, 책상 구석에 쌓아두었던 책인데 손에 잡으니 책장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저만 처음 들어보는 것인지도) 상식이 등장하는군요. 남자보다 여자가 폭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2002년 7월 10일, 많은 유명 브랜드들에서 라벨에 표시되지 않은 유해물질이 새로운 검사 방법을 통해 발견되었다. 보도자료가 배포되었다. 실험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유명 브랜드의 헤어 스프레이, 방향제, 헤어젤, 바디로션과 여러 종류의 향수 등 72개 제품 중 4분의 3에서 프탈레이트가 발견되었다. 그 중 유명한 제품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커버걸, 팬틴, 피앤지의 시크릿과 비달 사순, 도브, 이스케이프, 이터니티, 유니레버의 수아브와 살롱 셀렉티브, 클레롤(Clairol), 로레알, 레블론.

라벨에 프탈레이트가 표시되었다는 표시가 된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최악의 제품은 믿기 어렵겠지만 향수 쁘아종이었는데, 그 이름도 우아한 크리스찬디올 제품으로 프탈레이트가 4종류나 들어 있었다. (49p)
 
   

서두에서부터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독성 물질로 '프탈레이트'가 자주 언급된다. 프탈레이트의 위험성을 직접 언급한 대목이다.

   
  289명을 검사한 결과 산업 화학물질인 7종의 프탈레이트가 남성 생식계의 선천성 장애와 관계가 깊은 것을 발견했다. (34p)  
   


저자의 노력을 바탕으로 꾸려진 보고서 'Not Too Pretty'에서는 다음과 같은 광고를 뉴욕타임즈에 내보냈다. 'Sexy for her. For baby, it couold really be poison'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향수의 병 모양만으로도 소비자는 브랜드를 추측할 수 있기 때문에, 뉴욕타임즈는 브랜드 표기를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오른쪽 옆면에는 프탈레이트가 검출된 주요 브랜드가 명시되어 있다.



일반인이 화장품에 포함된 유해물질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검사에도 수십 만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모든 화장품의 독성물질 검사를 하지는 못했지만 저자는 일단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라도 공개된 유해물질을 '알고 피할 것'을 당부한다.

   
  소비자는 웹사이트 Skin Deep 데이터베이스를 참고하면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그렇게 하는 소비자도 많이 있다. 데이터베이스 조회수는 한달에 약 백만 건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2007년 데이터베이스를 갱신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만 5천 종 이상의 제품을 상표 별로 비교할 수도 있게 되었다.  (119p)  
   

스킨 딥 데이터베이스(http://www.cosmeticdatabase.com/wordsearch_free.php)를 실제로 활용해보기로 했다. 주로 사용하는 화장품 중 외산 브랜드가 많지는 않지만, 머리에 떠오른 크리니크.

오른쪽 'hazzrd score'는 대략 2~7. 밑으로 검색된 제품군이 나열되어 있는데, '해피 포 맨' 향수의 위험지수는 무려 8; 제품 링크를 누르면 더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일반인은 자세한 화학물질의 이름을 알 수 없으니, 위험지수만이라도 대략 알고 있으면 유용할 것 같다.

 


 

 

 

 

 

 

 

화장대에 있는 것 중 생각나는 것을 모조리 검색해보고 있는데, 위험지수 3 이하가 없다. 어째 이런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