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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샷 ㅣ 잭 리처 시리즈 9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평점 :
잭 리처가 왔습니다. 제목이 원 샷이라 한 잔 말아드시고 온 건가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고요, 여기서의 원 샷은 원 샷 원 킬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말하자면 주드로가 떠오르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영화 <에너미 엣 더 게이트>에서 나왔던 장면, 총든 이를 따르고 그가 죽으면 그 총을 주워 싸우라는 문구가 이 소설에도 등장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반가운 마음에 그만, 님하 안녕. 그럴 뻔 했지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님하의 정체가 불분명했기 때문에...
아우, 오늘 컨디션이.
원 샷은 잭 리처 시리즈의 아홉 번째 편입니다. 본토에서는 현재 13편이 나왔고 올해 14편을 예약판매 하고 있더만요. 잘 안다구요? 아, 네. 뭐 제가 리 차일드의 사돈의 팔촌이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요, 형편이 어째 그리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잭 리처의 팬이라고나 할까요? 제 블로그의 최강 캐릭터 열전을 뒤져보시면 나오는 거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랜덤하우스에서 1편과 2편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낼름, 훌쩍, 뛰어서 9편이 나온 것입니다. 그 사이 애들이 바빠서 그런 건 아니구요, 일종에 까인 건데 그게 이유가 있습니다. 이 원 샷이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거든요. 현재 만들고 있는 건지, 만들 예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파라마운트에서 판권을 획득한 것만은 사실인가봅니다. 그런데 어째 좀 타이밍이 잘 안 맞습니다. 쩝.
자, 제가 아무리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하는 슈퍼 디, 오리지날 비토맨이기는 해도 나름대로 잭의 팬이기도 하니까 요걸 아주 긍정적으로 좀 바라보기로 하겠습니다. 생각해보죠. 리 차일드가 잭 리처를 탄생시킨 후 매년 한 편씩 꾸준히 그렇게 14년간을 내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보통 일이 아닐 겁니다. 독자와의 약속 이전에 자신과의 약속이 먼저 이루어졌고 어떻게든 그것을 지켜내고 있는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활동하는 성실성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년에 한 번 명작을 발표하는 사람보다 1년에 한 번 범작이라도 꾸준히 활동하는 사람의 노력을 더 높게 평가하는 편이지요. 해서, 사정이 그러다보면 그중에서 대박 작품도 나오고 범작도 나오고 다소 떨어지는 작품도 나오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견해에서 이 작품은 다소 범작이라 여겨지고요.
물론 견해의 차이는 있을 겁니다. 영화사에서는 9편을 먼저 판권으로 사들였으니 아마 시나리오화 하기에 가장 유용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일테지만 확실히 그것은 영화일 때 그렇고 소설로 봐서는 데뷔작에 미치지 못하더군요. 말하자면 잭 리처의 가공할만한 액션 스타일이 9편에 이르러서는 조금 특징을 잃은 할리우드 타입의 주인공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말하자면 할런 코벤이 만들어낸 인물이나, 제프리 디버가 전개해나가는 이야기 방식과 좀 더 유사해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전작보다 이 작품이 더 재미있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와는 좀 반대적인 생각이 드는 군요.
이번 작품은 리처 고유의 북치고 박치는 액션물로써의 스피드와 대찬 기질이 확,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오히려 앞서 말씀드린대로 디버나 여타의 범죄 스릴러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닮아있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그건 아니라꼬, 저는 학실히 그리 생각합니데이.
디버나 코벤 횽아의 작품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작가마다 고유의 색깔이, 지켜져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리처는 리처만의 성격이 있는 거였는데 저기 할리우드 애들을 닮으면 곤란하지. 왜냐하면 그런 추리적인 장치 구성을 하니라고 이야기의 전개 속도가 전작에 비해 확실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시작부터 좀 그랬지요. 전작들처럼 임팩트하게 사건속으로 확 끌어당긴다기보다 이거저거 설명이 좀 많았고 그게 좀 길었어요. 치고 나갈 타이밍이 좀 늦었다는 느낌이 약간 있었습니다. 그리고,
<잭 리처를 데려와 주세요>
이 지점에서부터 폭발적인 흡인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바로 리 차일드 고유의 아드레날린 분사 방식이었습니다. 그의 데뷔작 <추적자>에서는 그렇게 시작된 흡인이 거의 끝까지 이어졌었죠. 가히 대박이라 할만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아쉽게도 그렇지가 못하더군요. 신나게 주욱 상향곡선을 그리다가 이게, 뭔가 어어, 거리면서 추리적인 요소의 덧을 만드니라 그러신건지 점점 늘어지며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아, 이런 나이 먹은 잭 리처가 생각이 많아진건가? 뭐, 그런 생각이 좀 들었죠. 그래서 리 차일드 고유의 폭발적이고 스피디한 이야기 전개의 맛이 좀 사라졌던 게 아쉬웠습니다. 해서, 전작은 아낌없이 별 다섯을 날렸던 저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는 그리 줄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재미없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으나 문제는 평범했다는 것이지요. 평범이 문제냐고 물으신다면, 네. 그렇습니다. 잭 리처는 평범해선 안되거든요.
대찬돌이 잭 리처는 우리의 빰빠라밤 히어로로서 계속해서 대차게, 뭔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남자이어야 했는데, 여기서의 잭 리처는 자신감만은 그대로이지만 왠지 행동보다는 말만 좀 많아진 느낌이랄지, 괜히 여기저기 쓸데없이 돌아다니기만 한다는 느낌이랄지, 좀 그랬습니다.
해서 작품 중에 등장하는 그의 디테일들이, -가령 무기에 대한 것이라든가 야구에 대한 것 등- 빠른 전개에 속해있을 때는 치밀함으로 느껴지는 장점이었으나 늘어지는 전개에 속해 있으니 그 또한 단점이 되어버리더군요. 필요 이상의 부연설명같이 느껴진달까요? 확실히 같은 방식이라도 전체의 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장치의 효능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1편 <추적자>가 너무 잘 만든 소설이라 그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은 것일수도 있따꼬, 저는 그리 추측해봅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로 말씀드리자면 우린 또 한 번 인정하면 몇 번의 실망을 안겨준다해도 그대로 인정해주는 바, 시리즈 열 네 편중에 두어 편의 대박만 나와도 열 네 편 모두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농가줄 의향이 있는 것이며 언제나 어디서나 그것은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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